ICO 신드롬 (2)
- Templar
- 2017년 6월 21일
- 2분 분량

거래소 실수·해킹 리스크에 노출···투자자 보호 장치 요구↑
ICO를 활용할 경우 편리한 방법으로 자금조달을 할 수 있지만, 금융기관의 규제가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을 보호할 장치가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투자자들의 피해가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지만 국내에서 가상화폐는 아직 법적 지위를 부여받지 못했다. 손해를 봐도 보상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뜻이다.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는 옷이나 신발 판매를 중개하는 곳과 같은 업종에 속한다. 주식 시장을 총괄하는 ‘한국거래소(KRX)’는 물론이고, 수수료를 받고 주식 매매를 중개하는 증권사에 준하는 지위도 아니다. 지난 24일 기준 전 세계적으로 시가총액이 80조원을 웃도는 시장이지만 국내에서는 제대로 된 취급을 못 받고 있다. 지난 4월 22일 가상화폐 거래소 ‘야피존’은 해커의 공격으로 거래소가 보관하는 일종의 예수금 55억원을 도난당했다. 전체 예수금의 37%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야피존은 이용자에게 이를 보상하는 대신 회원들의 자산을 37%씩 차감했다. 차감분에 대해선 차후 영업수익으로 차차 보상해주겠다고 안내했다. 또 지난 4월 10일에는 비트코인 거래소 ‘코인원’이 ICO 과정에서 청약 시간을 잘못 공지해 큰 논란을 빚었다. 가상화폐 ‘코스모스(cosmos)’ 발급 재단은 총 1천만 달러(약 113억 원) 모집을 목표로 지난 6일 오후 10시부터 펀딩을 시작해 28분 만에 1천68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그러나 정작 코인원은 국내 투자자들에게 당일 10시 30분에 펀딩이 시작된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객들은 투자 기회조차 얻지 못했고 일부 투자자들은 코인원을 상대로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코인원 중개 개시를 기다리던 국내 투자자만 기회를 놓치는 결과가 발생한 것이다. 규제 사각지대에서 이러한 피해가 일어나자, 전문가들은 금융 당국이 최소한의 투자자 보호 장치는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늑장 대응으로 인해 거품이 터질 경우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최용관 블록체인OS 이사는 “ICO는 고위험을 수반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피해가 필연적으로 생길 수 있다”며 “ICO를 위해 모집된 금액은 도중에 프로젝트가 중단되더라도 이미 상당량 소진됐을 확률이 높고 그 금액을 환불받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 화폐를 국내법상 지급수단으로 볼 것인지 실물 화폐로 볼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세법이나 다른 여타 법률을 기반으로 제도화가 정책된다면 이것이 곧 투자자를 보호할 장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최 이사는 “ICO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프로젝트의 성격과 목표를 정확히 파악해 피해를 줄여야 한다”며 “오픈 소스로 공개된 논문 등을 참조해 기술 로드맵을 파악하고 프로젝트의 전망, 실효성, 프로젝트 주체의 인적 자원 등을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젝트의 세부사항들을 기록한 백서를 읽어보고 최대한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가상화폐거래소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에서 벗어나 있고 제재기준도 명확치 않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피해를 보상해줄 방법이 없다”며 “고객들이 안심하고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적절한 제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한국은행은 디지털 통화 제도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지난해 11월 구성했다. 이 TF는 가상화폐에 대한 정의, 거래소 등록제와 자금세탁 방지, 외환 규제 등을 논의해 상반기 내로 제도 개선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 밝혔지만.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보안 기준 등에 대한 점검과 소비자보호 등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올 상반기 중에 구체적인 제도화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수찬 기자 capksc3@biznettimes.co.kr (2017. 6. 2.)
<저작권자 © 비즈넷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